기아 K9, 중고 가성비 플래그십 세단

 

 

기아의 마지막 자존심

 

기아 k9은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고가 플래그십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겨냥한 틈새시장 모델이다. 즉, 가성비 플래그십 세단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물론 여기서의 가성비란 동급의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또한 기아의 단종되지 않은 유일무이한 후륜구동 세단이기도 하다. 추후 단종될 확률이 높긴 하나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소식을 찾아보면 기아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은 듯 하다.

 

k9은 사실 현대 기아의 여러 대중적인 모델들, 이를테면 아반떼나 소나타, 스포티지나 k5 같은 모델에 비해서는 이름이 덜 알려진 모델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분명 메리트가 있는 모델이며 중고차로서는 더욱 가치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k9은 특히 브랜드 자체를 별로 따지지 않으면서, 고급스럽고 크지만 많이 비싸지 않은 자동차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이 글에서는 2세대(RJ)를 위주로 다룬다. 즉, 이 글에서 다루는 신차와 중고차는 2018년 쯤 출시되었던 the k9 부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상세

 

k9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다. 이는 신차에도, 중고차에도 적용된다. 애초에 가성비란 어떤 분야이든간에 최고 하이엔드의 제품에게는 붙지 않는 타이틀이다. 예컨대 벤츠 s클래스는 여전히 동급 최고 수준의 플래그십 세단이지만 s클래스를 가성비 좋은 플래그십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k9은 2023년 연식 기준 5천만원 대에서 출발하며 풀옵션을 때려박아 구입해도 8천만원 언저리이다. 물론 k9을 8천만원 가까이 주면서 구입하는 것은 딱히 추천하지 않지만, 플래그십 세단을 풀옵션으로 구입해도 그 정도 가격이라는 것은 이 모델 자체가 분명 가격적으로 메리트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목에서도, 개요에서도 밝혔듯 나는 신차보다는 중고 k9을 더 추천하고 싶다. 대형 세단 특성상 감가가 더 많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국산차이기에 유지 보수도 훨씬 부담이 적다. 뿐만 아니라 나처럼 현행 k9보다 페이스리프트 전 k9의 디자인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돈을 더 주고 신차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 최근에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이기에 페이스리프트 이전 k9이더라도 기아에서 넣어줄 만한 최신 기술들 및 온갖 옵션들은 다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물론 차량마다 선택된 옵션이 다르니 중고로 구입할 때 따로 원하는 옵션이 있다면 체크해 봐야 한다.

 

신형 k9은 오로지 6기통만 선택할 수 있다. 페이스리프트 전 모델에는 8기통 타우 엔진도 선택할 수 있었다. 플래그십이다 보니 4기통은 탑재되지 않는다. 또한 하이브리드나 디젤 모델도 없으며 오로지 가솔린만 고를 수 있다. 6기통은 자연흡기와 터보 엔진 중에 고를 수 있다. 성능은 대충 300~400마력 사이에 위치한다고 생각하면 되고 출력이 답답하거나 그럴 일은 없는 수준의 제원이다. 페리 전 중고차를 선택할 경우 8기통에 로망이 있는 사람은 퀀텀도 고려해볼 만 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제네시스 g90과 더불어 유이하게 8기통을 탑재할 수 있었던 플래그십 세단이기에 가능한 선택지이다.

 

k9은 이런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연간 주행거리가 길지 않거나 연비에 크게 개의치 않는 사람, 고급스러운 내장재와 다양한 옵션이 들어간 플래그십 대형 세단을 원하는 사람, 그러나 고급 브랜드 자체가 부담스럽거나 너무 비싼 가격을 지불하기는 싫은 사람, 수입차의 애프터서비스나 유지 보수가 걱정되는 사람.

 

 

결론

 

중고로 사서 오래 탈 생각이라면 3.8 자연흡기에 옵션이 어느 정도 들어간 모델을 추천한다. 가격도 비싸지 않으면서 유지 보수에도 큰 탈이 없을 것이다. 보증 기간이 남아있는 차라면 더욱 좋겠지만 보증이 끝났더라도 국산차이기에 부담이 덜하다. 개인적으로는 k9이 작은 엔진 또는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의 전환을 통해서라도 플래그십의 명맥을 이어나갔으면 한다. k8도 1.6 하이브리드가 제일 잘팔리는 만큼 k9에도 수요가 제법 있을 것 같다.

 

 

장점

 

1. 저렴한 가격

2. 좋은 상품성 (디자인, 소재, 성능, 옵션 등)

3. 편리하고 저렴한 유지 보수

4. 플래그십 세단치고는 재력을 과시하지 않는 듯한 겸손한 느낌

 

단점

 

1. 협소한 파워트레인 선택지

2. 브랜드 로고

3. 플래그십 세단 중에서도 다소 올드해보이는 느낌

4.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연비 (1번에서 이어지는 단점)